원주 “소금산 그랜드 밸리”

5월 말의 부드러운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아내와 막내아들과 함께 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를 찾았습니다.
케이블카가 세워지기 전, 조금 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던 시기였죠.

산 아래에 도착하자,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소금산의 능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하루는 참 좋겠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느낌만으로 알 수 있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걷기 시작하자, 5월의 신록이 향기를 퍼뜨리며 우리를 맞아줬습니다.
특히 막내아들은 초입부터 신나게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고,
아내는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웃음 지었습니다.
그 작은 미소 하나가 이 여행의 분위기를 더 따뜻하게 만들었죠.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탁 트인 하늘 아래로 소금산 출렁다리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케이블카가 없던 시절이라 사람들의 발걸음과 자연의 소리만 가득했는데,
그 고요함 덕분에 오히려 풍경이 더 깊이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은 말 그대로 시원했습니다.
아래로 흐르는 계곡, 멀리 이어지는 산자락,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5월의 초록빛이 한 폭의 그림 같았죠.

아내와 아들은 다리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남겼고,
저도 카메라를 들고 그 모습을 한 장씩 담았습니다.
지금 다시 꺼내 보면,
그날의 웃음과 공기까지 고스란히 기억날 만큼 소중한 사진들입니다.

다리를 건너고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바람이 더 세지고 풍경도 더 넓게 펼쳐졌습니다.
그곳에 서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잠시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그냥… 이 순간이 오래 기억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막내아들은 “다음에 또 오자!” 하며 벌써 다음 여행을 기대했고,
아내는 “오늘 정말 좋았다”며 조용히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 짧은 말들과 손끝의 따뜻함이 그날 여행을 완성해줬습니다.

지금도 문득 TV에서 소금산 풍경이 스치듯 보이면
그날의 웃음과 따뜻한 공기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우리 가족에게 소금산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추억의 정원’ 같은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팁 : 지금은 케이블 카, 생겨서 연로하신 부모님과도, 정상 무리 없이 방문 가능 하고요, 제 생각에는 가을이 가장 방문하기 좋은 계절 아닐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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