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면 끝날 줄 알았던 일이,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엔 정말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30년 된 집이니, 누수쯤이야 한 번 고치면 끝날 거라고 믿었습니다.
집주인이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별다른 고민 없이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일이 소송으로 이어지고, 패소하고,
보증금을 대출로 떠안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수리하면 괜찮아질 거예요”
처음 누수가 생겼을 때 들었던 말입니다.
천장에 번진 물자국,
벽을 타고 내려온 습기.
업체를 불러 부분 수리를 했고,
며칠은 조용했습니다.
“이제 끝났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자리에 물이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고치고, 또 고치고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하며 수리를 반복했습니다.
- 부분 보수
- 다시 누수
- 또 다른 부분에서 문제 발생
그렇게 쌓인 비용이
어느새 천만 원을 훌쩍 넘고 있었습니다.(세입자 요구비용 포함)
그래도 그때까진
이게 이렇게 큰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법이라는 문 앞에 서다
갈등은 점점 커졌고
결국 법의 영역으로 넘어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까지도 마음 한편엔 이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사정은 봐주겠지.”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법원은 사정을 묻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만 보더군요.
“증명할 수 있습니까?”
누수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왜 생겼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그 모든 걸
제가 직접 증명해야 했습니다.
결과는, 두 번의 패소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1차, 그리고 2차까지 갔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패소.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은
억울함보다도 허탈함에 가까웠습니다.
“아, 이게 현실이구나.”
생각해보니, 이미 너무 많이 들어갔다
가만히 계산해보니
처음 집을 손볼 때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만
3천만 원.
그 이후 반복된 누수 수리로
천만 원 이상이 추가로 나갔습니다.
거기에 소송 비용,
그리고 결국 남은 건
세입자 보증금 반환 문제였습니다.
현금으로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보다 더 힘들었던 건
사실 돈도 돈이지만,
더 힘들었던 건 마음이었습니다.
-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 “집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이 정도까지 가야 하나”
- “끝은 있는 걸까”
집 하나가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
이 글은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처럼
오래된 빌라를 가지고 계신 분들,
반지하 주택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
혹은 상속이나 투자로
노후 주택을 고민 중인 분들께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누수는
생각보다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마무리하며
“고치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은 고친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책임과 선택들이
나중에 한꺼번에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한 번쯤 멈춰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이런 일이 집주인에게 더 불리하게 흘러가는지,
그리고 미리 조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조금 더 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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